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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분류 춘계학술대회 초록집
제목 그림으로 철학하기Thinking Eye : 앎과 감각Knowledge and Sensation
저자 Oon Che
출판정보 2016; 20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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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1.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 모리우츠 코르넬리우스 에셔(M. C. Escher, 1898-1972) - “인간은 늘 대조를 추구합니다. 대조가 없다면 지구 위에서 삶을 영위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축을 따라 회전하면서 인간의 실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즐겁게 무한 공간을 떠 다니는 이 지구에서 말입니다. 지구는 어머니 태양의 볕을 쬐며, 자신을 지배하는 법칙을 충실히 감내하면서 순수 허공 속을 떠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한밤의 암흑 속에서 이런 감동 적이고 장엄한 모습을 종종 떠올리곤 합니다... 감각이 대조를 감지할 수 있을 때만 삶을 가능해집니다. 단성 오르간 소리가 너무 오래 계 속되면 우리의 귀가 참을 수 없어하듯, 단일한 색으로 칠해진 벽면이나 구름 한 점 없는 하 늘을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으면 우리의 눈은 지루해합니다. 제가 듣기로 고대에는 죄수의 머리를 고정시켜 평평하고 흰 벽면만 보게 하는 고문이 있었다고 합니다. 눈이 쉴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없는, 완전히 어떠한 대조도 결여된 그 ‘無’를 보는 일은 인간을 점점 더 견딜 수 없게 하여 급기야 정신이상으로까지 몰고 갈 것입니다... 어떤 이미 지도 형태도, 심지어 명암이나 색채도 그 스스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깨달음은 참으로 흥미 진진한 것입니다. 가시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모든 것들 중에서 우리는 오직 관계성과 대조 에만 의지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양이 다른 양과 비교될 수 없다면, 양의 개념 자체도 존 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스스로 ‘검은’ 것은 없으며, 스스로 ‘흰’ 것도 없습니다. 흑과 백은 함께 있음으로써만, 그리고 서로를 통해서만 그 자신으로서 현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는 단지 그것들을 비교함으로써 각각에 색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할 뿐입니다.” 2. 메타-리얼리티의 세계 : 르네 마그리뜨(René Magritte,1898-1967) - “이미지는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야만 한다. 게다가 나의 그림은 보이는 것 이상의 경지 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최고의 경지를 나타내지 않는다.(봉투 안에 감춰진 문자는 눈에 안 보이는 것이 아니다. 태양이 나무에 의해 가려져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정신은 미지의 것을 사랑한다. 정신의 의미 자체가 미지의 것이기 때문에 정신은 의미를 헤아릴 수 없는 이미지를 사랑한다. 정신은 그 자체의 ‘존재의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 해하지 못하고서는 제기도니 문제들 또한 ‘존재의 이유’를 지니지 못한다.” - <헤겔의 휴일>, <아르곤의 전투>, <자연의 은총>, <복제되지 않는 것> 3 재현re-presentation에서 표현expression으로 :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 한 켤레의 구두. 구두는 무척 낡았다. 하루의 노동을 끝마친 일용직 노동자의 구두 같기도 하 고 먼 길을 떠도는 나그네의 구두 같기도 하다. 이 구두를 그린 화가가 반 고흐라는 사실을 알 고 나면, 농부가 되고 싶었던 반 고흐, 평생을 가난하게 살며 이리저리 떠돌던 반 고흐를 생각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 구두는 무엇을 재-현하고 있는 것일까? 재현의 관점에서 생각하자면, 우리는 일단 이 구두의 소유주를 알아야 할 것이다. 어느 석공의 구두인지, 농부의 구 두인지, 반 고흐의 구두인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이데거는 이렇 게 반문한다."존재자와의 일치가 오랫동안 진리의 본질로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저 반 고흐의 회화가 눈앞에 놓여 있는 한 켤레의 농부의 신발을 그대로 묘사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 그리고 그와 같은 일이 그 회화에서 성공했다는 이유 때문에 우리는 그 회화가 하나의 작 품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그 회화가 현실적인 것에서부터 하나의 모상을 끄집어내어와 이 것을 예술가가 생산하는 하나의 생산물 속으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하이데거, 「예술작품의 근원」) 요컨대, 이 구두가 누구의 것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 뿐만 아니라 반 고흐가 무엇 을 그리고자 했는지도 그다지 상관없는 문제다. 하이데거가 주목한 것은 그림으로부터 하나의 세계가 현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닳아 삐져나온 신발 도구의 안쪽 어두운 틈새로부터 노동을 하는 발걸음의 힘겨움이 굳어 있다. 신발 도구의 옹골찬 무게 속에는, 거친 바람이 부는 가운데 한결같은 모양으로 계속해서 뻗어 있는 밭고랑 사이를 통과해 나아가는 느릿느릿한 걸음걸이의 끈질김이 차곡차곡 채워져 있다. 가죽 표면에는 땅의 축축함과 풍족함이 어려 있다. 해가 저물어감에 따라 들길의 정적감 이 신발 밑창 아래로 밟혀 들어간다. 대지의 침묵하는 부름, 무르익은 곡식을 대지가 조용히 선사함 그리고 겨울 들판의 황량한 휴경지에서의 대지의 설명할 수 없는 거절이 신발 도구 속 에서 울리고 있다. 빵을 안전하게 확보하는 데에 대한 불평 없는 근심, 궁핍을 다시 넘어선 데 에 대한 말없는 기쁨, 출산이 임박함에 따른 초조함 그리고 죽음의 위협 속에서의 전율이 이러 한 신발 도구를 통해 스며들어 있다. 대지에 이러한 도구가 귀속해 있고 농촌 아낙네의 세계우리는 시간을 지금 여기 우리의 인식적 경험으로부터 분리할 수 없다.”(타니 타다시, 『무상 의 철학』) ‘영원’이나 ‘지속’을 사유할 수 있다면, 순간들의 ‘집적’이나 순간의 대립물로서가 아니라 부단한 차이화의 과정, 예견불가능한 것의 끊임없는 창조로서 그것들을 사유할 때다. 모네의 「루앙 대성당」 시리즈가 보여 주는 것은 성당이 아니라 성당의 차이를 발생시키 는 시간이다. 새벽의 습습한 안개와 한낮의 태양, 노을과 저녁의 어스름과 함께 성당은 삶을 얻는다. 명확한 윤곽과 고유한 색을 지닌 동일한 성당의 반복이 아니라 새벽에서 낮으로, 저녁 으로, 다시 또 다른 새벽으로 이어지는 부단한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탈바꿈하는 성당. 정확히 말하면, ‘성당’이라는 실체를 부정함으로써 성당을 존재하게 하는 차이로서의 시간. 모네의 성 당 시리즈는 아무것도 재현하지 않는다. 모네는 같은 자리에서 성당을 반복적으로 그렸지만, 되돌아오는 건 차이라는 것, 동일한 것은 두 번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보여 준다. “되 돌아오는 것은 오로지 극단적 형상들뿐이다. 크건 작건 상관없이 자신의 한계 안에서 자신을 펼쳐가는 형상, 자신의 역량의 끝까지 나아가는 가운데 자신을 스스로 변형하고 서로의 안으로 이행하는 극단적 형상들만이 되돌아온다. 되돌아오는 것은 오로지 극단적이고 과잉성을 띤 것, 다른 것으로 이행하면서 동일한 것으로 생성하는 것뿐이다.”(들뢰즈, 『차이와 반복』, 113쪽) 안에 이 도구가 보호되어 있다." (「예술작품의 근원」 ) 4. 차이의 반복 : 클로드 모네(Claude Monet,1840-1926) 베르그손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시간의 이미지가 실은 공간의 이미지라는 점 을 비판한다. 똑딱똑딱 일정한 움직임으로 표상되는 시계적 시간의 이미지는 점과 점 사이의 거리를 시간으로 환원하는 오류의 산물이다. 과거는 지나간 것이고, 현재는 지금 순간이고, 미 래는 다가올 것이다, 라는 식의 단선적 시간관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시간관은 ‘시간’이라는 어떤 실체가 있어서 그것이 여기서 저기로 점차적으로 운동한다는 관념에 의거한다. 현재라는 ‘순간-점’을 기준으로 이전과 이후를 가르기. 하지만 대체 ‘순간’이라는 것이 어디에 존재한단 말인가. 무한히 짧은 순간을 생각한다고 해도 ‘순간’이 말해지는 그 순간(!) ‘이미’ 순간은 과거 가 되고, 동시에 그 순간 속에 ‘이미’ 미래가 들어와 있는 것. 그러므로 과거-현재-미래는 순 차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사실은 ‘한순간’ 속에 공존한다. 요컨대, 시간은 선험적으로 주어지는 실체가 아니다. 때문에 ‘순간’도 없고 ‘영원’도 없다. 있다면 부단한 ‘차이화’가, 즉 차이를 발생시키며 나아가는 시간이 있을 뿐이다. 존재란 차이화 의 산물인 동시에 시간의 산물이다. “우리는 시간을 존재로부터 분리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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